여행/한국여행

만항재와 정암사

MagicCafe 2019. 8. 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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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일요일 여행전문가 황의선씨와 함께 국내외 이곳저곳을 탐방해 보는 시간입니다. <함께가는 여행>~ 어서오세요~~

 

/ 안녕하세요~ 황의선입니다.

 

/ 8월 중순을 넘어가니 더위가 한풀 꺽인 것 같아요. 계절의 흐름이란 게 늘 느끼는 거지만 참 신비로워요

 

/ 네 맞습니다. 과학적으로야 지구와 태양의 운동으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변화하는 걸 몸으로 느끼다보면 신비롭다는 걸 저도 느낍니다. 그래서 오늘은 하늘에서 가까운 곳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강원도 정선 만항재와 정암사입니다.

 

/ 만항재가 자동차가 갈 수 있는 포장도로 중 가장 높다면서요?

 

/ !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고 싶을 때.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이 만항재죠. 태풍과 장마 그리고 여름날의 푹푹 찌는 무더위로 축축하게 젖은 몸과 마음을 말리고 싶을 때 해발 1330미터 만항재로 떠나 보는 거죠.

 

/ 1330미터라고 하시니 감이 잘 안와요? 얼마나 높은거죠?

 

/ 짱금 MC께서 가보신 가장 높은 곳이 어디였어요? (대답을 듣고..) 지리산 정령치가 1172 미터구요. 나름 높다는 강원도 평창의 운두령이 1089 미터. 모악산 높이가 793 미터입니다. 이렇게 높다보니 만항재에 올라가면 참 시원해요.

 

/ 단순히 시원해서만 만항재를 소개해주시는 건 아닐 것 같아요. 하늘과 가까운 곳이라고 하셨으니 뭔가 다른 이야기 보따리가 있을 것 같아요.

 

/ 역시 눈치가 백단이세요. 만항재에 있는 휴게소에 차를 주차하고 둘러보면 자그마한 공원이 있어요. 하늘숲공원이에요. 야생화가 피어 있는 공원입니다. 만항재의 꽃들은 7월과 8월에 절정을 이룹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는 찾아보기 참 힘든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습니다. 곳곳에 숨어서 피어 있어요. 꽃쥐손이, 벌깨덩굴, 광대수염, 미나리냉이, 줄딸기, 풀솜대,졸방제비꽃...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 야생화의 이름들을 야생화 동아리 출신인 아내의 도움을 받아 익혔습니다. 이런 곳에 오면 야생화 이름을 아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어요. 휴가때 시골에 가면 여름밤에 별자리가 그득하잖아요. 그때 별자리 이름을 이야기해 주며 별자리 이름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을 보면 너무 멋있어 보이죠.

 

/ 맞아요. 너무 낭만적이죠.

 

/ 만항재에 가면 이런 야생화가 피어 있는 숲길을 걸을 수 있어요. 숲길을 걷다보면 풀내음이 가만가만 올라오죠. 발밑을 감싸는 흙이 부드럽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이마에 맺히는 땀도 기분 좋게 흐릅니다. 그러다보면 각지고 뾰족했던 마음이 슬며시 풀어집니다. 이렇게 마음이 풀어지고 여유로와지면 그저 풀이던 것들이 귀엽고 예쁜 꽃이 되고 푸르름이 되죠. 자기를 봐달라고 으스대지 않는 숲을 보며 자연은 참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구나 싶어져요

 

/ 네 저도 숲에 가면 그렇게 편하더라구요.

 

/ 하늘숲공원의 숲을 한바퀴 돈 다음 천상의 화원으로 갑니다. 만항재 정상의 휴게소를 중심으로 앞쪽은 하늘숲공원이고 왼쪽 언덕 아래는 천상의 화원입니다. 거기서 더 내려가면 바람길 정원이 있습니다. 천상의 화원은 말 그대로 하늘나라의 꽃밭처럼 아름답습니다. 걷기 참 좋은 길이어서 오고 가는 사람들 얼굴에 미소들이 가득합니다. 걷다보면 나도 초록으로 물들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바람길 정원까지 걸어가면 여기서부터 1시간30분 정도 올라가면 함백산 정상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숲길을 산책 나왔으니까 정상이라는 말이 주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숲을 한바퀴 돌아 다시 하늘숲공원으로 돌아갑니다.

 

/ 아 정상을 가지 않는군요. 왠지 정상을 안간다고 하니 더 매력이 있는데요.

 

/ 네 여유로운 숲길 산책이니까요. 우리는 경쟁하면서 아등바등 살아왔잖아요. 여기서는 그러지 말자구요. 만항재 근처에는 정암사가 있습니다. 큰 절은 아니에요. 저는 크지 않아서 좋더라구요. 대개 절이 그렇듯 조용해요. 냇물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죠. 보통 절은 불상이 있는 대웅전이 있는데 이곳은 적멸보궁이라는 불상이 없는 전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5군데에 적멸보궁이 있는데요. 적멸보궁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지키기 위해 건립했다고 해요. 그러니 적멸보궁 앞에는 부처님 사리를 모신 수마노탑이 있습니다. 수마노탑에 사리가 있으니 법당에 불상을 모시지 않는 것이죠.

 

/ 불상이 없는 법당이라니..신기하네요 근데 좀 휑할 것 같은데요

 

/ 불교의 말 중에 공즉시색 색즉시공이라는 말처럼 불상이 없어 비어 있으니 가득 차 보일 수도 있죠. 오히려 부처님이 법당에 없으니 온세상에 가득 계실지도 모를 일 아니겠습니까? ^^

 

/ 뭔가 이상하긴 한데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좀 멋있는 말 같기도 하네요. 근데 숲길도 걸었고 불상 없는 절도 봤는데 텅빈 뱃속은 뭘로 채우는 게 좋을 까요?

 

/ 만항재 근처 마을로 만항마을이 있어요. 여기도 해발 1100 미터 정도 됩니다. 이 마을 식당들에서 토종닭 백숙이나 곤드레밥 그리고 닭볶음탕으로 텅빈 속을 채우시면 괜찮을 겁니다

 

/ 오늘은 포장도로로는 가장 하늘과 가까운 곳이라는 만항재와 근처 정암사를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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