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철도원

MagicCafe 2021. 4. 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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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시대부터 홋카이도 제일의 탄광촌이었던 호로마이역은 한때는 석탄을 가득싣은 기차가 쉴새없이 오가던 역이었다.

하지만 폐광후 남은 가구는 100여호.

호로마이역에는 통학 전용 한량짜리 기차 하나만 오간다.

이 역의 역장 오토마츠는 17년 전 눈이 많이 내리던 날

두달된 딸 유키코가 아파 대처의 병원 가야할때도 역을 지켜야 해서 아픈 딸을 안고 가는 아내를 태운 기차를 수신호로 떠나보내고 자신은 가지 못했다.

아이는 죽어서 돌아왔고....

이제 국영철도에서 민영화가 이루어진 호로마이선은 폐선이 결정되었다.

민영화의 허울 아래 경영합리화를 추구하다보니 적자노선은 폐지되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눈이 많이 오는 북해도에서 기차노선을 폐선하면 주민들은 겨울에 이동할 중요한 수단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단순한 생활의 불편함이 아니라 생존의 위협을 받게된다.

우리나라 민영화하면 한국이동통신을 SK에게 넘겨준 게 떠오른다면 당신은 우후훗~

그해 딸이 태어난 생일 전날 저녁 한 여자아이가 인형을 역 대합실에 두고 간다. 밤 12시가 되자 또다른 여자아이가 매표구 앞에 나타난다. 곧 중학교에 들어간다는 아이였다.

다음날 오후에는 여고생이 역에 나타난다. 이 여고생은 오토마츠에게 밥을 해준다. 그리고 북해도다운 많은 눈이 내린다.

딸의 환영.

오토마츠는 딸과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플랫폼 끝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아내도 죽고 젊음을 바친 직장에서는 정년퇴직이 다가오고 평생을 지켰던 호로마이역은 폐역이 되는 상황.

오토마츠는 호로마이선과 함께 은퇴할 수 있어 철도원치고 복받은 사람이라며 쓸쓸해한다.

세월의 흐름이 문제일까. 민영화가 문제일까.

죽어가는 딸보다 아무도 오지 않는 눈 내리는 역을 지키는 게 중요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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